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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하루가 지루한 이유

" 일생 동안 해 온 공부의 단계를 놓고 보면, 일흔 넘은 나이에 사이버 대학에서 시작한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다.

나이가 들면 순수하게 즐기면서, 놀듯이, 오로지 공부만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경쟁을 하거나 누구에게 칭찬을 들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기에 배움의 뿌듯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나이 들어서 공부는 뭣에 쓰려 하느냐, 쓸데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들 한다.

그런데 공부가 꼭 쓸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글을 모르는 70세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매일 아침 남편의 밥상을 서둘러 차려 놓고 학교로 간다.

평생 동안 노동한 대가로 허리가 꼬부라지고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지만 할머니는 하루도 결석하지 않는다. 

열 칸 노트에 자기 이름 석자, 남편 이름 석자를 쓰는 할머니의 얼굴에는 기쁨과 뿌듯함이  가득하다.

그 할머니의 한글 공부와 나의 문화학 공부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 "


나는 죽을 때 까지 즐겁게 살고싶다. 中



나는 가끔 기분이 울적하거나, 감정이 요동칠 때가 있다.

가을을 타는 것 처럼 특정한 계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이 사는 안주인은 이런 날 잘 알고 있어, 이 때는 나의 짜증을 잘 피해주니 고맙다.


요즘 부쩍 생각이 많아지고,

사는게 재미 없다 느끼고 있다. 

혼자 고민하다 더 심각해 질 것 같아 안주인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너무 행복한 시절이라 배부른 고민이라는 결론으로 위로 하며 다독이며 지내고 있다.


올 해 초에 어머니가 당신이 앞으로 살고 싶은 삶이라며 책을 한 권 주셨었다.

아버지는 늘 책을 권하셨지만  어머니는 처음이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읽지 않다가 책장을 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민의 답을 찾게되었다.

너무도 적절한 순간에 인생의 선배에게 멋진 선물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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