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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욕심


" 당신은 욕심이 많은 사람 입니까? "

누군가 질문한다면, 망설임 없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 가진 욕심은 사람을 얻고 싶음에 대한 욕심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사람이고, 그 사람이 나의 사람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

하지만 그런 욕심은 더 많은 욕심을 만들어내며, 결코 채울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그런 시간은 지나면 약이되지만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욕심을 마음껏 부렸던 시간이 있었다.

대학교 3학년, 2004년 부터 2006년까지의 시간들이 내가 살면서 가장 물건에 대한 욕심을 많이 부렸던 시기다.

"카메라"


정확히 생각은 안나지만 7~8대의 카메라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기도 했었다.

DSLR과 표준줌렌즈, 몇개의 단렌즈들 , SLR과 50m 단렌즈, RF와 35m 단렌즈, P&S 두어대.....

출사라도 나가려면 먼저 어떤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야 할지 부터 고민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카메라에 욕심을 부리다 취업전에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팔아서 취업 할 회사의 주식을 사고,

회사를 다니면서는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졌고, (보안 규정 때문에 출퇴근 할때 가지고 다니지 못하는 것도 큰 이유다. )

사람에 대해서 욕심을 부리면서 더욱 카메라에 대해 소홀해 졌다.


그렇게 지금 남은 카메라들은

나름의 사연과 의미가 있어, 스스로 "팔수 없다"라고 최면을 걸어 팔려 나가지 않은 몇 녀석들이다.

그렇게 남아 있지만 결국 방안에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신세들이다.


"사람이 한가하면 딴 생각이 든다"고 한다.

요즘 내가 그렇다. 과제도 끝나가고, 힘든 시기도 끝나가고 (사람이 참 간사하다. 죽을 거 같았던게 어제 였는데....)

마침 보너스도 좀 받고...사실 가장 큰 이유다.

그렇게 한가해질수 있는 여러조건이  충족된 시기가 요즘이다.




< 사진 출처 : slrclub / WhoAmI >



나는 잘 하는 것이 없다.

사실 있긴 하지만, 참 내세우기에는 마음이 오그라드는(?) 것들이라, 아주 친한 사람들 아니면 잘 모른다.

고기를 잘 굽는다. (손이 오그라 들었다.)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발도 오그라 드는구나...)

그리고 사진을 많이 찍어 보았다. (짤 찍진 못하지만, 많이 찍어 잘 찍어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시간이 남는다고,

매일 고기를 구우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순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의 관심은 카메라로 돌아가게 되었다.


다른 이야기를 잠시하자.

7월은 어찌 보면 짧지 않은 29년의 삶에서 큰 변환점이 두번 있던 달이다.

한번은 남자라면 꼭! 가야한다는 군대의 입대일 2001. 7. 9 일 ( 갔다온 놈들이 더 나은거 같다. 왠만하면 가자...)

나이가 먹으면 꼭! 해야한다는 직장의 취업일 2008. 7. 2 일 ( 결혼을 하려면 직장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인지 7월이 되면 괜히 정리하고 싶고, 다시 뭔가를 시작하고 싶어진다.


다시 돌아와서,

이런 저런 이유로 그동안 집에서 먼지만 머리에 이고 살던 녀석들을 과감히 정리 하고,

보너스로 받은 돈의 일부를 나에게 선물한다고 또 다시 "최면"을 걸어

한 녀석을 들이기로 결정을 하였다.




< 사진 출처 : voigtclub /  불광님 >


사진기를 자주 바꾸고, 렌즈를 여러개를 가지고 다니는 아마추어 사진가를 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사고, 팔고, 하느냐? "

나도 얼마전까지 그런 아마추어 사진가로서 한 마디 하자면,

"아마추어 이기 때문입니다. "


사진기를 바꾸고, 렌즈를 바꾸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끝에는 "나에게 맞는 사진기를 찾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나에게 맞는 사진기와 렌즈의 조합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찾기 위해

그 고생(?)을 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욕심에 의해 장비를 늘리고, 더 비싼 장비로 옮겨 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다 자기 취미에 열심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술먹는데 몇 백씩 쓰고, 괜한 곳에 쓰는 것 보다야 좋은 일 아닌가? (이건 좀 억진거 같다. )


다시 돌아와서, 이제 사진기를 사야하면 어떤 사진기를 사야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돌아보면 나에게 맞는 사진기 조합이 보인다.


snap 사진을 주로 찍는다. (주인공이 없는....)

나는 인물 사진을 정말 못 찍는다. 프레임 한가득한 인물 사진을 찍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낯설어하는 나의 소심한 성격은 인물 사진에 최악의 조건이다.

대신 일상적인 풍경을 소소하게 담아내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렌즈는 35m ~ 50m 사이여야 한다.


늘 가지고 다녀야 한다.

새출발을 한다고 했다. 이젠 사진기를 매일 가지고 다닐것이다. (보안의 귀찮음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SLR 류는 제외한다.


조작감이 있어야 한다.

자동카메라는 회사에서 하루 종일 만지고 있다. 취미와 일의 구분은 있어야 한다.

완전 수동 카메라를 사야한다.

A mode는 없어도, 노출계는 있어야 한다.


필름이여야 한다.

나는 필름이 좋다. (라고 쓰고 디지털 카메라는 회사에서...너무...많이...만진다..라고 읽는다. )


새로운 것이여야한다.

그동안 사용한 브랜드를 나열해 보자.

가장 믿음이 가며, 나의 사진의 절대적 동반자인 nikon

FF과 이미지로 사람을 홀리는 cannon

작은 재미를 찾게 해주는 olympus

보석 같은 외모와 투명함의 contax

중형의 재미를 알게 해준 rollieiflex

....

이녀석들 말고 다른 회사의 녀석이여야 한다.


신뢰가 가야한다.

사진을 찍는 시간이 얼마없기 때문에

장난처럼 그렇게 찍을 수 없다.

한장 한장 나의 생각을 그대로 담아 줄 수 있다는 신뢰감이 가는 녀석이여야 한다.






< 사진 출처 : voigtclub  >

 나열 하다 보니 꽤나 자세한 요구사항이 나오게 되엇다. (어느새 난 까다로운 아마추어가 되었다. )

위의 모든 조건을 부합 하는 녀석이 사진의 이녀석이다.

깔끔한 블랙의 조합이 마음에 쏙 드는 녀석~ (가격적으로도 타협을 해주고 있다. )



나의 새로운 시작

Leica M6 + nokton 40m



=> 잠시 보류 중.........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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